[유진모의 테마토크] '연상녀' 장나라 하지원 김선아, 같은 듯 다른

칼럼 2015. 06.24(수)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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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사랑엔 국경이 없다’고 했다. 그건 국적부터 시작해 인종 신분 직업 나이 등이 경계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불륜이나 부도덕, 그리고 불법만 아니면 순수하다는 근본을 담보하는 한 사랑은 아름다우며 축복받아야 할 사람만이 가진 특권이고 행복의 기본이다.

요즘 ‘연상녀’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커플이라면 여자보다 남자가 나이가 많은 게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꼬마 신랑’이란 영화에서 보듯 오래전부터 부모가 아들이 아직 어릴 때 그보다 나이가 좀 많은 여자를 며느리로 맞아들이는 풍습이 있었지만 근현대를 넘어서며 남자가 더 나이가 많은 게 보편타당화돼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연상녀 연하남’이란 새로운 조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게 이상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지만 사회적 흐름에 비춰 억지로(?) 꿰맞춰 보면 나름의 이유나 근거를 퍼즐에 끼워 맞출 수도 있다.

이제 ‘3포세대’도 구어가 돼 ‘9포세대’라 할 정도로 요즘 젊은이들의 현재는 힘들고 미래는 어둡다. 자본주의의 발달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면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고 피라미드 구조의 더욱 비대해진 하층을 이루는 다수의 서민은 행복의 조건에서 포기해야 하는 숫자가 더욱 늘어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지경이다.

서민을 기준으로 그런 흐름 속에서 ‘연상녀 연하남 커플’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여자들은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절박함을 점차 잃어가는 가운데 어느 정도 생활력을 갖췄을 경우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계발 혹은 여가생활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가운데 적당한 연애도 즐긴다. 그런 생활 패턴에서 자기보다 어린 남자친구는 어느 정도 삶의 구조에 맞아떨어지기 마련이다.

나이가 많고 능력이 월등한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려 들고 소유하려 하지만 별로 능력이 돌출되지 않는 어린 남자는 영화 ‘너는 펫’같으니 여자가 결혼을 고려하지 않을 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드라마의 로맨스를 볼라치면 ‘연상녀와 연하남의 커플’이 대세다. 극중 설정 자체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배우들의 실제 나이가 그런 현상도 두드러진다. 애초에 작가가 그런 구도를 짰다면 그건 다분히 사회상을 반영함으로써 여자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일 것인데 그런 의도가 아니라 캐스팅 자체부터 ‘누나’ 여배우와 ‘어린’ 남배우가 커플로 맺어지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여배우의 품귀현상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20대 여배우가 없다기 보다는 ‘쓸 만한’ 젊은 여배우가 없다는 의미다. 그 ‘쓸모’는 흥행력과 연기력의 겸비 혹은 최소한 한 가지 조건의 구비다.

그런 제작진의 고민은 최근 드라마의 여주인공 캐스팅에서 여실하게 반영된다.

KBS2 수목드라마 ‘복면검사’의 김선아는 41살, 주상욱은 38살이다. 이번 주 시작된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의 장나라는 35살, 서인국은 29살이다.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SBS 토일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의 하지원은 38살, 이진욱은 35살이다.

그런데 이들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약간씩 다르다. 우선 장나라와 서인국의 조합은 우려를 깨고 무난하다는 평가다. 그건 장나라가 워낙 동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설정과 더불어 장나라의 무르익은 연기력 덕이다. 여기에 장나라처럼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지만 요즘 원래 직업인 가수보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이는 서인국의 훌륭한 콤비네이션까지 더해져 아주 좋은 그림이 나온다는 평가까지 더해진다.

다만 워낙 강한 기득권으로 1위를 고수하는 MBC ‘화정’의 고정시청층과 화려한 출연진의 물량공세를 퍼붓는 트렌디 상품 SBS ‘상류사회’의 공격이 거세 그 절반밖에 안 되는 시청률에 허덕이는 게 결정적인 핸디캡이다.

김선아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치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고 주상욱은 이제 누가 뭐래도 안방극장의 ‘로코킹’이다. 김선아는 이미 10년 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로코퀸 자리에 오르며 주상욱보다 4살 더 어린 현빈과의 훌륭한 조화를 이룬 바 있다.

‘복면가왕’은 로맨스도 있긴 하지만 중요한 기둥줄거리 혹은 주제는 ‘올바른 정의’다. 여기서 김선아는 적당하게 여자경찰이란 극중 직업과 더불어 어린 시절 인연을 맺은 죽마고우이자 현재 ‘썸을 타는’ 사이인 복면검사 주상욱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원 역시 그동안 믿고 보는 배우였던 것은 맞지만 영화 ‘조선미녀삼총사’와 ‘허삼관’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스크린의 흥행퀸 자리가 무너진 게 핸디캡이다. 게다가 방송 전 공개된 스틸 및 동영상 속에서 여고생 교복을 입은 그녀는 무척 어색하다. 그동안 호러퀸에 이어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로 불릴 정도로 강한 액션을 스크린에서 펼쳐온 이미지가 강한 탓도 있지만 마흔을 앞둔 여배우가 잠깐이긴 하지만 여고생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억지스럽다. 게다가 영화도 아닌,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드라마다.

내달 개봉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는 미국 나이 68살을 1달 앞둔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CG작업을 통해 젊은 아날로그 식 터미네이터로 변신시켰다.

영화 ‘국제시장’ 속의 황정민과 오달수가 젊은 날을 연기하는 장면 역시 CG로 ‘나이’를 지우고 ‘젊음’을 입혔다.

물론 ‘친구’가 개봉될 당시 유오성은 36살, 장동건은 31살, 서태화는 35살, 정운택은 27살이었지만 유오성의 경우 지금의 하지원보다 어린 나이였다. 게다가 영화는 로맨스를 거의 배제한 채 살기 위한 몸부림과 우정에 주력한 누아르였다.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의 나이 설정과 그 배우들의 실제 나이의 비밀은 은근히 재미있다. ‘친구’에서 고등학생과 그의 담임선생으로 출연한 유오성과 김광규의 경우 유오성이 오히려 1살 더 많다.

김광규의 ‘나이 굴욕’은 KBS2 드라마 ‘참 좋은 시절’로도 이어진다. 그의 조카로 출연한 이서진은 불과 4살 어리다. 물론 김광규와 쌍둥이 삼촌으로 출연한 김상호 역시 이서진보다 고작 1살 많아 ‘노안 굴욕’이란 우스갯소리를 낳기도 했다.

짧긴 하지만 하지원의 여고생 변신은 무리수다. 요즘은 CG에 과감한 투자를 하거나 아역배우를 쓰는 게 대세다.

‘너를 사랑한 시간’은 오랜 시간 동안 우정을 이어 온 두 남녀가 30살이 되며 겪게 되는 성장통을 그린 드라마라고 소개돼있다. 38살 배우가 30살 주인공을 연기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여고시절까지 소화한다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제작진의 욕심 혹은 착각이다. 27살 김우빈이 영화 ‘스물’에서 고교생 역을 맡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허삼관'에서 하지원은 세 아들을 둔 주부 역할을 맡았었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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