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올 초부터 예능계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의 등장으로 신선함을 선사했지만 기존 장수 프로그램들이 폐지설 등으로 곤욕을 치르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잦은 멤버교체와 시청률 하락으로 몸살을 앓던 MBC ‘무한도전’은 휴식기에 돌입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닦았고 갑작스런 하차 통보와 폐지 발표로 비난을 산 SBS ‘런닝맨’은 멤버들 간의 끈끈한 의리로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10여 년 간 대표 로맨스 예능프로그램의 자리를 지켜온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시즌제 마무리라는 명목 하에 갑작스런 종영으로 출연진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 ‘무한도전’, 7주의 휴식기 그 후

지난 2006년부터 토요일 안방극장을 책임져 온 ‘국민 예능’인 ‘무한도전’은 지난 1월 28일 7주간의 재정비 기간에 돌입했다. 그동안 사건 사고로 인한 멤버 하차와 여러 가지 구설수에 시청률 하락까지 겹쳐 몸살을 앓았던 ‘무한도전’은 결국 휴식기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고 레전드 방송과 파일럿 프로그램이 7주간 그 빈자리를 채웠다.

재정비 후 돌아온 ‘무한도전’은 초특급 게스트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박보검부터 전 피겨스케이팅선수 김연아, 배우 서현진 김수현, 가수 이효리 등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게스트 군단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화제성이 시청률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멤버들 간의 콩트에서 오는 소소한 웃음들이 특징이었던 ‘무한도전’은 화려한 게스트에만 의존하며 제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고 7주의 시간을 기다려온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최근에는 배정남의 멤버 합류설, 시즌 종영설 등이 제기되며 여전히 많은 잡음들이 일었다. 이에 제작진은 이러한 논란들을 직접 부인하며 잠재웠지만 ‘무한도전’이 다시 이전과 같은 인기를 되찾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런닝맨’, 양세찬·전소민으로 시작한 2막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청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끈끈한 의리로 프로그램을 이어왔던 ‘런닝맨’은 출연진들을 고려하지 못한 제작진의 일방적인 개편 진행으로 비난을 샀다.

SBS 측은 강호동을 새 멤버로 투입해 ‘런닝맨’ 시즌2 제작을 계획했고 이 과정에서 원년멤버인 김종국과 송지효는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 7년간 프로그램에서 활약해 온 이들로서는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지사였고 이후 후 ‘런닝맨’은 대중들의 뭇매를 맞으며 프로그램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다.

하지만 이후 SBS 측은 “멤버들에게 개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거듭 사과했고 6인 멤버들은 ‘런닝맨’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며 폐지 계획을 철회했다. ‘런닝맨’을 향한 멤버들의 애정은 폐지 문턱까지 간 프로그램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2막을 열었다.

그렇게 7년의 역사를 계속 이어가게 된 ‘런닝맨’은 개그맨 양세찬과 배우 전소민을 투입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투입과 동시에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기존 멤버들과 자연스레 호흡을 맞췄고 ‘런닝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했다.


◆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제 종영으로 막은 폐지

‘무한도전’과 ‘런닝맨’이 위기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살아남는 끈기를 보여줬다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시즌제 종영이라는 이름으로 흐지부지한 결말을 맺어 아쉬움을 남겼다.

남녀 스타의 가상결혼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수많은 커플을 탄생시킨 ‘우리 결혼했어요’는 MBC의 대표 예능이자 로맨스 예능프로그램의 시초였다. 하지만 높은 인기와 화제를 모으던 초반과 달리 출연진들의 진정성 논란과 대본 논란 등으로 신뢰성을 잃었으며 최근에는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보여왔다.

이에 매 시즌마다 폐지설이 제기됐고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폐지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제작진 측은 결국 지난 4월 시즌제 종영을 알렸다. 갑작스런 종영으로 출연진들은 작별인사도 전하지 못한 채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국주와 슬리피의 신혼여행은 이별 여행이 됐고 장도연과 최민용은 프로그램 합류 2개월 만에 하차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재정비 기간을 통해 새로운 시즌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재미와 진정성을 잃어버린 ‘우리 결혼했어요’가 추후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