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쉬미스트(R.SHEMISTE), 전쟁 속 피어나는 해체주의적 그런지룩 [SFW 2019 SS]

컬렉션 2018. 10.16(화)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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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미국의 한 드라마 내용 중 굉장히 인상 깊은 장면을 보았다. 전쟁 포로로 붙잡힌 부유한 계층의 사람이 화장실을 자주 갔는데, 이유는 본인이 가지고 있던 루비를 집어삼키고 배변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전쟁 중에도 부를 악착같이 지켜내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전쟁이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모습과 동시에 수용소에서 마저도 부유한 계층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욕심, 동전의 양면 같은 모습을 느꼈다”

1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2019 S/S 헤라서울패션위크의 알쉬미스트(R.SHEMISTE) 패션쇼가 공개됐다. 이번 알쉬미스트의 컬렉션은 전쟁을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날선 시각을 해체주의적인 그런지룩으로 풀어낸 무대였다.

“전쟁은 반드시 누군가의 욕심에 의해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거나 죽게 되지만, 누군가는 이권을 챙기고 기득권을 얻는다. 우리는 이를 통해 전쟁이 불러온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고 싶었다”는 디자이너의 생각은 다채로운 의상으로 시각화 되었다.

알쉬미스트가 의도한 ‘war is over(종전)’는 아래와 같은 디자인 디테일 키워드로 보여진다. 오버랩 레이스는 전쟁 중에 상처받은 마음을 시각화 한 것으로 상처가 오버랩 되면서 치유해 나가는 인간의 노력 집갈이 다양한 소재를 레이어드해 디자인적으로 풀어냈다. 또 해지고 찢겨진 디테일을 통해 해체주의적 디자인을 선보이며 이것은 전쟁 중의 대립되는 인간의 다양한 삶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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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패턴, 금속 쥬얼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표현이다. 언제나 세상은 개인의 이득만 추구하는 기득권층과 서민은 공존했다. 다 낡아 헤진 잠옷 차림에 급하게 두른 진주목걸이처럼 이질적인 두 요소가 만나 완성된다.

시그니처인 그래피티는 소설 ‘오발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한글과 동시에 녹슬고 불에 그을린 듯한 디테일의 보색의 컬러 대비가 돋보이는 프린팅이다. 이번 시즌 가장 중점을 둔 포인트는 매시와 같은 가벼운 소재와 그와 상대적으로 무거운 무게감의 데님, 질감이 또렷한 레이스와 매끄러운 코튼 소재를 결합하는 등 상반되는 소재의 특성을 이용해 디자인적 변주를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핸드폰을 넣은 pvc 가방과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캐리어를 포인트로 장식했다. 전쟁을 마친 이들이 희망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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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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