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자’ 박용우, 배우 생활 27년 ‘그가 연기하는 이유’ [인터뷰]

인터뷰 2021. 11.29(월)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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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박용우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진실 된 배우’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어요.”

1995년 데뷔 이후 연기 내공을 견고히 다져온 배우 박용우. 매 작품 ‘진심’을 담아 연기한 그가 “아직도 멀었다”라며 ‘진실 된 배우’를 소망했다.

또 다른 얼굴이다. 박용우는 영화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에서 박실장 역을 맡았다. 그는 강이안(윤계상)을 끝까지 추적하는 집요한 면모는 물론,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을 꾀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개인적인 느낌은 ‘인셉션’이 연상되는 지문들이 있었어요. 공간과 인물들이 탈육하는 장면들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죠. 지문으로 읽었을 땐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이걸 어떻게 구현하려 하시지?’라고 생각했죠. 인물의 영혼이 스크린에선 윤계상 씨로 보이잖아요. 시나리오에는 그런 설명이 안 되어 있어서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하지?’하는 의문점이 있었어요. 저에게 제의 주신 역할이 박실장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이 캐릭터의 전사, 개연성에 대한 의문점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대본이었어요. 궁금해서 감독님을 만나보고 싶은 대본이었죠. 직접 만나 여쭤보니 상당수의 의문점들이 해소돼 설렘으로 다가와 하게 됐어요.”

박실장은 강이안의 뒤를 쫓는 국가정보요원이다. 자신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강이안을 몇 번이나 치명적인 위기로 몰아세운다. 박실장의 디테일한 전사를 어떻게 잡아가고, 인물을 분석했을까.

“메인타이틀을 어떻게 감정적으로 가져가느냐가 중요했어요. 감독님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가 최대한 취재하는 게 정확하다고 생각했죠. 감독님에게 이 사람의 전사, 배경, 심지어 이름까지 물어봤어요. 저 스스로 동의되지 않은 부분은 꾸몄죠. 전사에서 동의됐던 건 피해의식이었어요. 감독님의 전사 스토리를 들으며 취합했죠. 제가 설정한 부분은 단단한 척 하는 거였어요. 그렇게 위장하는 사람, 척하는 감정들이 응축돼 있어서 어느 순간, 제어가 안 되는 계기의 트리거가 당겨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표현이 나오는 사람으로 상상했죠. 나머지 디테일들은 거의 현장에서 만든 애드리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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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실장은 영화 속에서 ‘빌런’이다. 초반에 보여준 모습은 점차 악하고, 잔혹한 본성을 드러낸다. 특히 약에 취한 채 행하는 광기의 행동은 보는 이들의 긴장감과 소름을 유발한다. 박용우는 강렬한 캐릭터의 모습에서 연약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저는 연약함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제 가치관에 있어 인간의 연약함은 두려움이죠. 그 두려움엔 많은 것이 있어요. 사랑받지 못할까봐 갖는 두려움, 거기에서 연장되는 게 돈과 인기 등이죠. 두려움이 확장되면 분노, 슬픔, 우울함 등이 돼요. 더 하면 폭력이 될 수도 있죠. 우리가 사는 건 결국 사랑이잖아요. 빌런을 통해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빌런에 대해 매력을 가지고 있죠. 저의 아이디어로 박실장의 감정과 액션이 달라진 건 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장면이었어요. 소파에 기대 앉아 미끄러지듯 넘어지면서 웃기도 하는데 괴기스러운 장면이 나올 것 같았죠. 감독님도 좋게 보셔서 박실장만의 동선, 감정으로 잡았던 기억이 나요. 또 같은 장면에서 상대 배역이신 분이 성당 이야기를 하는데 그 분을 죽이고, 성오를 긋고 마무리 지으면 해악적이면서도 공포스러울 것 같아 넣기도 했어요. 또 계상 씨와 길게 대화를 하는 장면에선 대사를 다 없애고, 몇 초 고민하는 척 하며 ‘몰라 어려워’라고 한 후 문진아(임지연)를 총으로 쏘는 것으로 바꿨죠. 그것도 박실장만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있어 임팩트 강하고, 캐릭터의 색깔을 독특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유체이탈자’ 액션의 기본 콘셉트는 대역이 없는 것이다.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으로 바뀌며 액션을 선보여야 했던 윤계상을 비롯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구현해 내야 했던 박용우는 촬영 전부터 5~6개월간의 훈련을 진행하며 탄탄한 액션 기반을 다졌다.

“후반에서 느꼈던 감정과 영화가 완성된 후 스크린에서 본 감정은 많이 달랐어요. 현장에서는 그 장면을 위해 준비한 게 많았는데 5분의 1정도만 표현돼 아쉬웠죠.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그때 그렇게 하길 잘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연습한 액션 합은 강이안 못지않게 기술적으로 현란하고, 제압해버리는 수준의 여러 가지 뛰어난 액션을 표현하는 게 많았죠. 그게 대거 드러나면서 오히려 기술이 보이는 게 아닌, 상황에서 나오는 박실장만의 표정, 감정이 액션은 장치일 뿐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으로 전환되는 것 같았어요. 나중에 결과물을 보고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봤을 때 이렇게 바뀐 것이 캐릭터와 영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액션 소화는 물론, 캐릭터적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증량을 감행한 그다.

“오래 전부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 영화가 왔어요. 왜소한 느낌의 캐릭터보다 압도적인 느낌의 캐릭터가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몇 kg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엄청나게 증량을 했어요. 자주 보는 사람조차 ‘너무 많이 비주얼이 변했다’라고 했죠. 근육량을 최대한 유지하며 간헐적 단식을 통해 체지방만 뺐어요. 피지컬 면에서는 가만히만 있어도 압도되는 느낌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죠. 대사톤, 연기를 하는데 있어선 외적인 에너지가 있기에 차분하고, 조용하게 얘기를 해도 무섭고, 잔인하며 단단한 느낌이 들 것 같았어요. 나름 제 개인적인 예상이 맞아 흐뭇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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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윤계상의 미러 연기도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박용우는 치밀한 계산에 걸쳐 서로의 신체 움직임과 감정선을 동일하게 유지하며 마치 두 명의 캐릭터를 복사해낸 듯한 미러 연기를 만들어갔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재밌었어요. 윤계상 씨가 액션을 하면 모니터링 한 후 그대로 따라해야만 했죠. 동선만 맞춰 움직이는, 멀리서 보이는 장면은 액션만 맞추면 되는데 가까이서 찍는 건 표정이 보이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 표현해야 했어요. 그런 것들에 대한 취재를 현장에서 했고요. 개인적인 욕심은 그대로 따라만 하는 수준이 아닌, 미묘한 차이의 암시, 선과 악이 공존하는 감정을 표현하고자했어요.”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이다. 개봉 전,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지.아이.조’ 시리즈의 메인 프로듀서가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해 화제를 모은 바. 더불어 북‧남미는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권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 국가 전 세계 107개국에서 선판매되는 쾌거를 거뒀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유체이탈자’는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박용우는 이 영화에 대해 “연기 활동을 길게 했는데 처음으로 배우들과 여행을 떠나 마음껏 놀고, 웃었던 경험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는 진실 된 배우란 걸 듣고 싶어요. 아직도 멀었어요. 온전히 배우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카메라 각도에 따라 진심이 보일 수도 있고, 감독님의 디렉션에 따라 보일 수도 있죠.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확장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에게 가장 큰 행복은 뜻이 맞고, 능력 좋고, 인성도 훌륭한 분들을 한 작품을 통해 만나는 거죠. 인간 박용우로서도 연기하는 이유에요. 예전에는 1순위가 일의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좋은 분들과 만나 관계하고, 최대한 빛나도록 만드는 과정을 꾸준히 느끼고 싶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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