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 행운의 연속[인터뷰]

인터뷰 2022. 04.15(금)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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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김태리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두려움이요? 없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다가 한 번은 고꾸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계속 잘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순간이 두렵지 않아요."

거침없고 당당하다. 기세가 좋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주인공 나희도가 그랬던 것처럼, 배우 김태리가 또 한 번 성장과 성공을 이뤄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운, 연출 정지현)까지 출연작마다 '흥행'에 성공한 김태리는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운이 정말 좋아요. 재능이 있고, 노력을 많이 했어도 운이 없으면 절대 안 되는 거니까요. '이 행운이 어디까지 계속될까?' 그런 생각을 해요. 이번에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 드라마까지 잘되서요(웃음). 너무 기분 좋은 일인데, '또 잘 됐어?' 싶더라고요. '이 운이 어디까지 계속되려고 그러지?' 부담스럽다기보다는 너무 놀랐어요. 너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김태리는 극 중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나희도 역을 맡아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떠나보내며 "오랜 시간 함께한 작품이다. 작가님에게 이 이야기를 들을지는 2년 정도 됐다. 오래된 작품을 이렇게 선보일 수 있고, 끝나다니 믿기지 않는다. 감개무량하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사실 전 (나)희도를 떠나보낸 지 좀 됐어요. 그래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인터뷰를 하면서 리마인드를 시켜보니까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할 말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웃음). 진짜 할 말이 많아요. 그만큼 저에게 소중하고 큰 작품이었습니다. 원래 후회를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아쉽기도 하고 후회되는 것도 있어요. 처음으로 그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김태리가 아닌 나희도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희도는 김태리 그 자체였다'는 평을 받았다. 김태리는 나희도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많이 닮았다. 희도가 한 대사 중에서 예전에 제가 진짜 했던 말들이 많았다. 희도의 행동들이 다 공감이 됐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나희도의 연기톤도 실제 김태리의 말투, 억양과 비슷하다고. 그는 "나희도를 연기하면서는 말투, 억양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미스터 션샤인' 고애신을 연기할 때는 억지로 톤을 엄청 낮췄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꾹꾹 눌러서 표현했다. 반면에 희도는 뭐를 잡고 갈 부분이 아예 없었다. 정말 자유롭게 연기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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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는 펜싱이라는 소재를 통해 성장하는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보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리는 펜싱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누가 해도 이 정도는 못 따라오리라'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희도라는 친구를 너무 잘 해내고 싶었어요. 제 욕심이 그렇게 (펜싱을) 열심히 하게 만들더라고요. 억지로 노력한 게 아니에요. 희도에게 펜싱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 희도에게서 펜싱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거니까요. 펜싱은 희도의 자아를 형성해줬고, 성격을 만들어줬고, 부모 역할도 한 그런 존재예요. 그런 펜싱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죠. 실제로 배워보니까 정말 재밌는 거예요. 일상 운동이 아니다 보니까 안타깝게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펜싱에 대해 잘 소개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청춘물. 소품부터, OST, 연출, 배우들의 의상까지 곳곳에 추억을 소환하는 90년대 세기말 감성들이 녹아있다.

"90년대는 저랑 그리 먼 시대는 아니에요. 생경하거나 그렇지 않았어요. '맞아, 그런 것들이 있었지'라고 생각했죠.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배우로서 너무 재밌었어요. 특히 채팅으로 친해진 희도와 유림(보나)이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란 장미를 들고 만난다는 설정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로맨틱하다고 생각했죠. 결코 제가 겪어볼 수 없는 그 시대의 낭만이니까요."

30대인 김태리는 10대부터 20대 시절까지의 나희도를 연기했다. 그는 실제 나이와 간극이 있는 나희도를 이질감 없이 소화해내며 '인생 캐릭터'를 하나 더 추가했다.

"나이 때문에 느끼는 간극은 전혀 없었어요. 함께 연기한 배우들이 나이가 다 제각각이거든요. '다 친구 같아보이냐' '납득이 되냐?'라는 질문을 주변에 했었거든요. 그러면 다들 '네가 제일 고등학생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성공 아닌가 싶어요. 다만, 초반에 걱정했던 지점은 희도가 텐션이 너무 높아서 다른 친구들과 있으면 이상해 보이거나 튈까 봐 그런 부분이 걱정되긴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희도의 모습 때문에 중심이 딱 잡힌다고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메인 커플 나희도와 백이진(남주혁)의 관계는 특별했다. 10대인 나희도와 20대인 백이진이 우정에서 점점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냈는데, 일각에서는 미성년자와 성인의 그런 관계가 불편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태리는 "희도와 이진의 특별한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런 사랑, 저런 사랑이 있지 않나. 남녀 간의 사랑만 있는 게 아니니까. 두 사람의 관계가 공감이 안 가면 (작품이) 이 정도의 사랑을 받을 수 없지 않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이미 입증된 것 같다. 저 역시 두 사람의 관계에 공감이 되지 않은 부분은 없었다. 너무 설레고 기분 좋고 그랬다. 닥쳐 올 어떤 불행과도 싸울 수 있을 것 같고,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관계들이었다.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연기했다.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 저 역시 갖고 싶은 관계였다"라고 이야기했다.

나희도와 백이진의 새드엔딩에 대해서는 "너무 슬프다. 작가님에게 징징 대면서 '그냥 사랑하게 해 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현실이 그거다. 이 작품은 그런 걸 말하고자 하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로맨스 호흡을 맞춘 남주혁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그는 "정말 좋았다. 너무 좋은 배우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같은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면들을 많이 알게 돼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 더 잘해나갈 것 같은 배우다. 앞으로 작품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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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촬영 현장에서 막내였던 김태리는 이번 작품에서는 연장자로서 남주혁, 김지연(보나), 최현욱, 이주명 등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연장자의 자리를 어땠냐고 묻자 김태리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웠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지금까지는 진짜 현장에 정말 많은 선배님들이 있었거든요. 현장에서 제가 뭐를 할 게 진짜 없었어요. 신경 쓸 게 전혀 없었죠. 선배님들이 다 해주시니까요. '스물다섯 스물하나' 현장에서는 내가 맏이라고 하는 거예요. 맏이인데 또 제가 제일 많이 나오고. 현장에서 제가 없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선배님들은 정말 대단하다'라고 다시 한번 느꼈죠. 저는 (연장자로서) 잘 못했어요. 변명하자면 처음이니까요. 그런데 나중에 또 이런 현장이 있으면 또 잘 못할 것 같아요.(웃음) '아직 부족한 게 많구나' 느꼈어요. 아쉬워요. 그 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죄송해요."

하지만 김태리와 함께 한 배우들은 그를 '좋은 선배', '좋은 어른'이라고 평했다. 특히 극 중 김태리와 워맨스 호흡을 맞춘 김지연(보나)은 "김태리 선배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지연이가 '좋은 어른을 만나서 좋다'는 말을 해줘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진짜 저를 많이 사랑해줬거든요. 지연이는 (고)유림이와 디졸브가 되어있더라고요. 고유림이 나희도를 사랑하듯 실제로 저를 많이 사랑해줬어요. 서로 의지를 많이 했죠. 그런 말을 들으니까 제가 옆에 서 있었던 게 지연이에게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

끝으로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성장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연기적으로 보자면 놀란 상태다. 원래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 잊어버린다. 망각을 해야 앞으로 걸어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잊고 싶지 않다. 내가 고민했던 것, 스트레스받은 것들 다 잊고 싶지 않다. 다 짊어지고 가고 싶다. 너무 감사하게 느껴진다.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이 어떤 의미로, 어떤 결과로 나에게 다가올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매니지먼트 m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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