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지창욱, 나를 깨기 위한 새로운 시도 [인터뷰]

인터뷰 2022. 05.13(금)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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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지창욱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로서의 연차가 한해 한해 쌓일수록 더 신중하게 작품을 대하게 된다는 지창욱은 ‘안나라수마나라’로 또 한 번 새롭게 도약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극본 김민정, 연출 김성윤)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 지창욱은 극 중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 역으로 분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웹툰 연출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들의 고민과 성장을 마술이라는 환상적인 요소로 풀어내 며 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지창욱 역시 원작만큼의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그럼에도 무언가 도전하고 싶게 만든 어떠한 설렘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리을이를 보면서 지창욱은 의지를 다잡았다.

“대본을 봤을 때 ‘부담스럽겠다, 어렵겠다’ 느껴진 감정 이전에 감동을 먼저 느꼈다. 이건 내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일등이와 아이를 응원해줘야겠단 마음이 먼저 들었다. 또 나름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과 설렘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원작이 있는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에게는 늘 풀어야 할 숙제가 따른다. 원작 캐릭터 그대로를 구현해낼 것인지,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배우의 몫이다. 지창욱 역시 이와 같은 고민을 한 끝에 그만의 리을이를 구축해갔다. 리을이의 매력은 그대로 가져가되 작품 속 리을이에게 숨을 불어 넣는 것은 온전히 지창욱의 호흡으로 맞추어갔다.

“원작은 절반 정도만 보고 임했다. 끝까지 다 보지 않은 이유는 작품을 하는데 원작을 다 보고 참고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원작이 주는 메시지 위주로 이해를 했고 원작에 나온 캐릭터와 저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100% 따라가기보다 감독님, 작가님과 소통으로 리을이를 재창조했다. 다만 그 안에서 내가 꼭 지켜야만 하는 것들, 원작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원작이 가진 본질은 흐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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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촬영했다고 밝힐 정도로 지창욱에게 리을이는 쉽지 않았다. 때로는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 몽상가 같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던지는 리을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인물이다. 때문에 지창욱은 리을이의 감정을 다각도로 바라보면서 그의 솔직하고 순수함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정말 어려웠다. 리을이라는 캐릭터가 판타지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누군가는 정신 이상자로 보기도 한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그래서 제 입장에서 정말 어렵지만 재밌기도 한 인물이었다.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얘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할까’ 항상 의문을 가지고 촬영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궁금증 없이 온전히 감정에 충실했다. 왜? 보다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과 꿈에 대한 고민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감성을 음악과 마술 등으로 섬세하게 그려내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선사했다. 지창욱도 리을이 뿐만 아니라 일등, 아이의 이야기에도 공감이 갔다고. 어릴 적 했던 고민들부터 늘 스스로에게 던지는 수 많은 질문들을 되돌아보면서 삶 속의 새로움을 얻었다는 지창욱이다.

“대본을 본 순간부터 제 이야기 같았고 우리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라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가난, 돈, 성적에 대한 압박감, 꿈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에 대해 가슴에 와닿은 작품이었다. 사실 이 작품을 하기 이전부터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항상 고민했다. 그런 고민들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을 위해 지창욱은 3~4개월간 마술 연습에도 몰두했다고. 다만 마술의 기술적인 모습을 단련하기보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비추어질 리을의 마술이 극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안나라수마나라’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 노래 연습까지도 부지런히 소화했다.

“노래와 마술 연습은 기본적으로 꽤 오랜 시간을 들인 것 같다. 사실 마술도 중요하고 노래도 중요하지만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리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많은 분들 도움을 받고 감독, 작가님과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음악 소재가 들어간 드라마라 어떻게 표현하고, 리을이를 얼마만큼 표현해야할지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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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을은 ‘마술을 믿습니까?’라고 물은 뒤 순식간에 마술을 선보인다. 실제로 마술을 믿으냐는 질문에 지창욱은 “반반”이라며 순수함과 의심의 경계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나라수마나라’에서 다뤄진 마술의 의미를 전했다.

“마술을 믿는다는 건 그 마술 행위의 특별함, 혹은 어떤 사람이 마법을 부린다는 행위를 믿는다기보다도 그 마술을 보여줬을 때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 마술적인 현상을 볼 때 즐겁게 받아들이는 이러한 감정들을 느낀다면 마술이라 하는 것 같다. 저는 솔직히 반반 같다. 이제는 너무 알아버려서 ‘언제 속은거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는 마술 자체를 온전히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술이 무엇일까는 또 다른 말로 작품 안에서 그 사람의 동심을 표현해주는 매개가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지창욱은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이자 후배 배우인 최성은, 황인엽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을이를 만나며 잊고 있는 꿈과 웃음을 되찾은 최성은은 윤아이로, 성장통을 겪으며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황인엽은 나일등으로 분해 리을과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최)성은이는 옛날의 저를 보는 기분이었다. 너무 잘하고 욕심도 부릴 줄 알고 현장 분위기에도 잘 녹아드는 똑똑한 친구라 응원해주고 싶었다. 성은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고 싶었고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제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지 모르지만 즐겁게 친구처럼 촬영했다. (황)인엽이도 굉장히 매력있는 친구다. 응원을 많이 했고 현장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현장이 항상 치열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너무 멋있고 두 친구 다 훌륭하게 잘 따라줘서 즐겁게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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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에는 다양한 군상의 어른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을 이용해 나쁜 짓을 저지르는 어른부터 잘못을 알고도 눈을 감는 어른,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춰 꿈을 밀어붙이는 어른,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 등 떳떳하지 못한 어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가운데 리을은 어린애 같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묻혀둔 동심을 일깨워주고 꿈을 꿀 수 있는 길을 인도해주는 환상적인 어른으로 함께한다. 지창욱은 바라는 어른의 모습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네요”라며 잠시 고민한 뒤 깊이 있는 소신을 드러냈다.

“어른이라고 하면 아직 어른도 되지 못한 이들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안에서 아이나 일등이를 보면서 리을이가 그런 질문을 한다. ‘이게 진짜 네가 하고 싶은 게 맞아? 아닐 수도 있잖아.’ 아직 성숙하지 못한,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던진 질문같다. 그래서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더라. ‘이렇게 해. 그거 아냐’ 라고 말하기보다. 어렸을 땐 답을 주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질문을 해줄 수 있는 사람, 후배들이나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질문했을 때 진심으로 같이 고민해주는 사람이 멋진 어른 같다.”

노래, 연기, 춤 그리고 마술까지 끝없이 도전을 펼친 지창욱은 ‘안나라수마나라’를 통해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혔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지창욱에게 ‘안나라수마나라’는 도전과 배움의 현장이었다. 특히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첫 OTT 작품인 만큼 지창욱은 ‘안나라수마나라’에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해가 거듭되면서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더욱 또렷해졌다는 지창욱이다.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즐거웠던 기억. 팀원들과 동료들 선배님들을 만났다는 추억이 많이 남을 것 같고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였다. 그리고 나를 깨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 요즘 들어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나. 과연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까 같은 고민을 자주 한다. 한 작품, 한 작품하는게 어떻게 보면 약간 제 몸에 새겨지는 느낌이다. 지워지지 않는. 제 필모그래피에도 남기 때문에. 그래서 ‘안나라수마나라’도 저를 만들어준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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