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더스클럽' 최광록, 배우로 내딛은 첫 발걸음 [인터뷰]

인터뷰 2022. 05.27(금)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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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록
최광록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최광록이 드라마 데뷔작을 통해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더 많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지난 26일 유종의 미를 거둔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극본 신이원, 연출 라하나)은 초등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 방송과 동시에 공개된 넷플릭스 톱 10에서도 상위권에 머문 ‘그린마더스클럽’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시청자층을 끌어모았다.

이요원, 추자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회가 거듭될수록 휘몰아치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입체감 있는 캐릭터들과 연기 변신을 거듭한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 가운데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독보적인 포스와 연기력으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최광록은 신입답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첫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이제 막 마친 최광록은 먼저 ‘그린마더스클럽’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저희 드라마가 사전제작으로 시작됐다. 9~10개월 정도로 촬영 기간이 길었는데 뿌듯하고 만족감이 있다. 연기가 처음이고 첫 데뷔작이라 많이 고민하고 부딪히면서 한 과정들이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서 최광록은 못내 시원섭섭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오랫동안 달리며 완성해온 드라마가 무사히 끝맺음에 그는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처음이라 서툴렀던 스스로의 모습들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복합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일단 긴 여정이 끝나서 기쁘고 충분히 저만의 시간을 갖고 다음 작품에선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는데 그 다음은 너무 아쉬웠다. 처음 하다 보니까 첫 촬영 때가 이요원 선배랑 있었는데 제가 너무 긴장했다. 많이 배웠지만 그때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긴장했지?’ 한다. 긴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데 그런 아쉬움이 있다. 다만 좋은 건 아쉬웠던 만큼 부족한 점도 알았으니까 명확하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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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최광록이 연기한 루이 브뉘엘은 서진하(김규리)의 남편으로 매력적인 외모와 부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을 갖춘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귀공자 같은 분위기에 몸에 밴 매너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그였지만 내면 어딘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의뭉스러운 인물이기도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루이가 180도 바뀌어서 어떻게 보면 빌런이라 할 수도 있고 중요한 비밀을 풀어나가면서 끝을 맺는 캐릭터라고 봤다. 제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5, 6부 발췌된 부분만 봤는데 나름대로 루이가 은표와 진하 사이에 어떤 삼각관계를 만드는 것 같았다. 두 사람에게 갈등을 계속 불어 넣어주면서 동시에 대중들에게는 멋있는 분위기의 사람이라는 모습을 만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이 흥미로웠다.”

최광록은 불어로 이루어진 고난이도의 대사들을 곧잘 소화해내며 유창한 불어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소위 한국계 외국인들이 구사하는 어눌한 한국어 발음까지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한 최광록은 실제로 프랑스 유학파 출신 배우라고 해도 믿을 만한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불어보다 한국어로 말하는 대사들이 더 어려웠다고 밝혔다. 서투른 한국어 발음이 우스운 흉내로 보일 수 있음을 경계했다고.

“불어와 영어보다 난제였다. 비주얼적으로 신비스럽고 비밀을 갖고 있으면서 멋있어 보이는 사람인데 한국말이 너무 어눌해서 우스꽝스러우면 몰입이 깨질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나름대로 한국어를 못하는 것만이 꼭 답은 아니라고 봤다. 어떤 특정한 발음같은 건 프랑스어에서 내는 콧소리를 녹여서 말한다거나. 대중들이 느끼기에는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루이는 한국어 잘하는데 왜 굳이 불어를 써서 불편하게 하지?’라고 보실 수도 있는데 작가님, 감독님이 생각한 부분을 믿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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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의 옛 연인이었던 이은표(이요원)와의 묘한 텐션은 극의 긴장을 불어넣었다. 극 초반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미묘한 공기와 흔들리는 눈빛이 자칫 불륜으로 이어질까하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서로의 가정이 있음에도 미련이 남은 듯한 은표와 루이의 관계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후반 부분이 비밀리에 감춰있었다. 배우들도 서사가 바뀌는지 몰랐다. 감독님께서도 자세히 이야기해주시진 않았는데 명확히 말씀하신 건 이 드라마에 불륜은 없다는 거였다. 은표와 루이의 서사는 드라마 속에 기능적으로 몰입감과 재미를 주기 위한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루이 자체는 은표에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래서 오히려 대본에 은표를 유혹한다는 목적으로 했다면 더 느끼해졌을 것 같다. 루이는 은표에 대해 아무렇지 않고 단지 힘든 시절을 같이 해서 반가워하는 정도였을 거다.”

하지만 이은표가 아닌 서진하와 결혼한 루이는 불행의 소용돌이에 갇혀 지냈다. 서진하의 죽음을 둘러싸고 베일에 쌓여있던 루이의 입장은 의붓남매였던 레아 브뉘엘(김규리)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기도.

“사실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다. 프랑스인들의 연애에 대해 찾아봤는데 실제로는 옛날에 사귄 이성이 파티에 초대하면 지금의 애인과 같이 가기도 한다더라. 우리 문화와 상반되고 개방적인 연애관이라는 부분에서부터 접근했던 것 같다. 루이가 결국 사랑한 사람은 입양된 레아였을 거다. 은표랑 사귀고 진하를 선택했지만 쇼윈도 부부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레아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마음은 항상 딴 데 가 있었다고 봤다.”

‘그린마더스클럽’은 회가 거듭될수록 속속들이 박혀 떡밥들을 풀어가며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극에서와는 정반대로 실제 현장은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특히 최광록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이 처음이었지만 동료 배우로 존중해준 배우들 덕분에 자신감 있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들 너무 쿨하셨다. 털털하시고 다들 사람 대 사람으로 잘 대해주셨다. 스태프분들이나 감독님도 저의 부족한 점을 기다려주셨다. ‘이렇게 저렇게해라’라고 푸시하기 보다 소통하면서 ‘이런 점은 어떨까’하고 피드백도 주시고. 사실 선배들의 연기 경력으로 따지면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고 다들 너무 출중한 연기를 하시는데 저를 막내처럼 대하지 않은 점도 오히려 감동이었다. 제가 처음이지만 ‘너도 배우니까’라는 마인드로 의견을 서로 나누고 이야기한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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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에서 배우로 첫발을 디딘 최광록에게 ‘그린마더스클럽’은 인생의 2막을 열어준 작품이 됐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모델로, 모델에서 배우로 새로운 길에 도약하는 최광록은 하나씩 꿈꾸던 바를 현실로 이뤄내고 있다.

“전직이 비행기 승무원이었다. 사실 이 일을 하려고 그만둔 건 아니었다. 다른 게 있었지만 왜 직장인들은 항상 직장 다니면서 나무만 보지 숲을 볼 기회가 없지 않나. 그런데 그만둔 찰나에 숲을 볼 기회가 생겼다. 고등학교 때 해보고 싶었던 모델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지금의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 굉장히 늦은 나이에 상반된 삶을 살고 있다.”

30대에 들어서 처음 연기를 접했지만 최광록은 급하게 뛰기보단 한 템포 물러나 여유를 갖고자 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말도 있듯이 최광록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무에서 유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저는 배우가 연예인이라기 보다 하나의 직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쨌든 연기적으로 잘 밟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빨리 다음을 정하기 보다 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독립영화도 하고 제가 직접 만들기도 하고 시나리오도 써보고. 6월부터 독립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는데 제게는 그런 수련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조급함도 있지만 연기는 앞으로 제가 평생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배우 대중들과 만나고 싶느냐는 질문에 최광록은 매 작품에서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다졌다. 더 나아가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작품에 대해선 늘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도덕적으로나 인성적으로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고 목표는 캐릭터들마다 변모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가치관을 좋아한다. 영화와 예술이 어떤 메시지를 주기보다 즐겁고 카타르시스를 주면 그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재밌었으면 좋겠다. 뭔가 메시지 같은 것들이 크게 있지 않아도 그런 작품을 좋아하고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작품들도 그렇다. 대신에 기존의 루이가 가지고 있던 한국어를 못하거나 국적을 궁금해하는 모습을 다음 작품에서는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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