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강동원, 힘을 뺀 자연스러움 [인터뷰]

인터뷰 2022. 06.14(화)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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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강동원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힘을 뺐다. 절제된 감성, 일상적인 현실 연기로 잔상을 남긴다.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로 돌아온 강동원.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동수 자체로 분한 그다.

지난 8일 개봉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강동원은 레드카펫을 밟고, 폐막식까지 참여한 바.

“경쟁으로 갔다는 자체가 큰 영광이었어요. 세계에서 최고 영화배우만 보내서 그중에서 뽑는 건데 그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고, 기분이 좋았죠. 외국 관객들이 ‘브로커’를 보고 우셔서 신기했어요. 동양적인 정서인데 공감하시는 걸 보고 놀랐죠. 팬데믹 이후로 영화를 개봉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 극장 활기를 다시 되찾는 것 같아 감사하죠.”

‘브로커’의 주역 송강호는 칸 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 한국 영화사에 역사적인 신기록을 세웠다. 기쁨의 순간을 함께 나눈 강동원. ‘수상을 예상하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받으시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시상식 가는 자리, 차 안에서 그 얘길 했어요. 폐막식에 참석하면 상 하나는 받는다는 건데 저희끼리 ‘대체 뭘까?’ 생각하며 ‘이번에 선배님이 받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에이 아니야’라고 형식적인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희끼리 농담하고 그랬어요. 하하. 그런데 상을 받으셔서 너무 좋았죠. 제가 선배님 옆에 앉아서 첫 번째로 포옹을 하고, 포옹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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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매 작품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그려내며 울림을 안겼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강동원은 감독과 함께 영화의 첫 시작을 함께했다고 한다.

“참여하기로 했을 때 시나리오가 아예 없었을 때였어요.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싶어서 첫 영화 시작부터 함께 하기로 했죠. 시놉시스 때부터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요. 초고 때부터 회의하고, 수정했죠. 감독님께서는 조언을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영화사 집을 소개시켜주고, 계속 회의를 같이 해나갔죠.”

강동원이 맡은 동수는 버려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브로커다. 버려지는 것이 어떤 상처로 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기를 잘 길러줄 양부모를 찾는 일에 진심인 인물이다.

“감독님이 저를 두고 쓰셨어요. 시놉이 없을 때부터 같이 해서 대사 같은 것들을 얘기해 갔죠. 저는 보육원 분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큰 원 안에서 디테일한 부문을 잡아 만들어 갔어요. 동수는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육원에서 자랐기에 아이들은 보육원에서 자라면 안 된다고 생각을 가진 브로커죠. 시나리오에 나온 대로 연기했어요.”

동수는 아물지 않은 상처로 인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무뚝뚝한 태도로 상대를 경계한다. 강동원은 이런 동수를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을까.

“너무 우울하게 보이는 건 피하고 싶었어요. 배우들이 자기 캐릭터에 너무 빠지면 실수를 종종 하거든요. 그렇게 안 하려고 했어요. 평범한 사람으로, 보육원 출신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요. 제가 만났던 보육원 출신인 분들도 다 그랬어요. 자기 꿈을 가지고 사는 친구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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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로 3년 만에 돌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그려냈다. 특유의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아내며 긴 여운을 남긴다. 일본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인상 깊었던 점들도 있었을 터.

“모니터를 안 보시더라고요. 다큐멘터리를 하셔서 그런가, 모니터 앞에 안 계셨어요. 테이크도 많이 안 가셨고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어요. 한국은 콘티에 맞춰 찍는데 감독님은 아침에 콘티를 바꾸시더라고요. 처음엔 당황했다가 ‘이렇게 찍나보다’ 하면서 맞춰갔어요. 그리고 이야기의 순서대로 찍었어요. 또 세트가 거의 없었죠. 라이브로 찍기도 했고요.”

상현(송강호), 동수, 소영(이지은). 이들의 만남은 예기치 못한 것이지만 여정을 함께 하면서 서로 유대감을 느끼고, 여느 가족 못지않게 소소한 일상을 나눈다. 특히 중반부, 소영이 상현, 동수 등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는 장면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을 따스하게 위로하며 여운을 남긴다.

“친구도 가족이 될 수 있잖아요. 가족 같은 친구는 가족과 다름없고. 이 영화도 그런 주제를 담고 있어요. 순서대로 찍다 보니까 촬영이 끝날 때쯤 ‘이들이 가족처럼 살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죠.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다 같이 모여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어요.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있었죠.”

개봉 이후 국내 극장가에 흥행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브로커’는 전 세계 188개국에 달하는 해외 판매 기록에 이어 해외 개봉일을 확정했다. 또 제69회 시드니 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정되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특별한 흥행 여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드디어 끝나가는 것 같아요. 다들 너무 고생했잖아요. 새로운 게 안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빨리 회복하는 곳도 없는 것 같아요. 한국 영화인으로서 너무 기쁘고, 고무적인 일이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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