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임시완, 그의 욕심과 목표 [인터뷰]

인터뷰 2022. 08.11(목)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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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임시완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선한 얼굴에 돌아버린 눈’. 배우 임시완의 새 얼굴이다. 본 적 없는 눈빛과 연기로 새로운 빌런을 탄생시킨 그다.

임시완이 맡은 진석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온 탑승객. 사상초유의 항공 재난을 일으킨 주인공이 진석임이 공개되자 임시완의 완벽한 캐릭터 변신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진석이라는 캐릭터가 서사가 없었어요. 저는 연기를 할 때 당위성을 찾거든요. 당위성이 흐릿하면 연기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진석은 아예 서사가 없어서 흐릿한 것보다는 없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가 백지가 되니까 마음대로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겼죠. 스스로 캐릭터를 알려줄 필요가 없지만 어떤 과거를 가지고, 그릇된 가치관을 갖고 있을 거라 만들어갔어요.”

임시완은 천진한 얼굴로 승객과 한 판 게임을 즐기는 듯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영화 속 유일한 빌런 캐릭터였기에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진석은 임시완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개인적으로 진석이라는 캐릭터 위주로 읽었어요. 그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큰 부담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기대감도 있었죠. 폭 넓고, 다양한 캐릭터 층을 넣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편협하게 읽기도 했죠. 영화 전체에 어떤 스토리나 느낌을 논하기엔 저에게 있어서 진석을 표현하기에 급급한 미션이었어요. 그래서 진석이에게 집중했던 거예요.”

임시완은 자유롭게 연기하라는 한재림 감독의 디렉션을 받고 진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해냈다. 특히 선한 얼굴과 반대되는 돌아버린 눈빛은 많은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기기도.

“표정 연기는 따로 뭔가 어떻게 해야겠다고 준비한 건 아니었어요. 어떠한 감정이 수반돼서 표출된 것 같아요. 그런 감정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제가 생각하기에 돌아있는 사람, 정상이 아닌 범주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렇게 접근하는 순간 거기서 모순이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어떠한 당위성을 가지고, 큰일을 벌였을 것인가에 시작했죠. 본인 딴에는 숭고한 실험 정신이 있었을 거예요. 하나하나 매끄럽게 진행되어 갈 때 쾌감, 상대방,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비정상적이고, 서늘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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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은 당위성이 없는 진석에게 직접 상상한 서사를 더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릇된 피해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귀납적으로 들어갔어요. 어디에서 피해의식이 있었을까, 영어를 쓰는 사람이기에 해외를 왔다갔다 했을 것이고, 거기서 설움,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살을 덧붙여가는 작업을 했어요. 저를 따져봤을 때 체구가 작으니 거기서 오는 따돌림을 당했을 수도 있고, 혹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그런 것들에 살을 붙여 과거의 피해를 만들었죠. 믿을 건 엄마라는 존재밖에 없었을 거고요. 계속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그릇된 가치관이 형성됐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임시완은 함께 출연한 송강호와 ‘변호인’ 이후 7년 만에 재회했다. 그리고 앞선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임시완 연기에 대해 “‘범죄도시2’에 손석구가 있다면 ‘비상선언’에는 임시완이 있다. 그만큼 강렬하고, 너무 훌륭하게 연기를 잘 해줬다”라고 언급하며 극찬을 보낸 바 있다.

“‘범죄도시2’를 봤는데 손석구 선배님의 연기와 비교선상에 놓일만한 게 아니에요. 하하. 송강호 선배님께서 칭찬의 의도로 말해주신 거라 이해하고 있어요. 감사드린다고 연락드렸죠. 무대인사에서도 그렇게 저를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낯부끄럽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번에는 마주치는 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연기할 때 응원차 와주셨죠. 그때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칭찬들이 힘이 됐죠. 칭찬은 들을수록 늘 좋다고 생각해요. 칭찬에 목말라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세계에서 연기를 잘하기로 손꼽히는 분이 연기에 대해 칭찬해주신 건 저에게 있어 큰 의미에요. 굉장히 뿌듯하게 느껴졌죠.”

평소 ‘바른 이미지’로 보였던 임시완. ‘비상선언’의 진석은 그에게 첫 악역 도전이었다. 평소 보여졌던 이미지와 반대로 연기를 펼쳤던 그에게 진석은 ‘해방구’였을까.

“대리만족을 하기엔 일반적인 범주 속에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캐릭터에요. 대리만족의 범주에서 벗어난 캐릭터인 것 같죠. 대리만족은 아니고, 연기적으로 해방감은 느끼는 것 같아요. 악역 자체가 배우로서 축복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납득이 됐죠. 선역은 선역이 지켜야할 범주가 있다고 봐요. 악역은 비교적 반드시 어떻게 해야한다는 프레임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캐릭터죠. 그렇기에 연기를 함에 있어서 해방감을 느끼며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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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은 2010년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했으며 2년 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미생’, 영화 ‘변호인’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타인은 지옥이다’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역할에 도전 중이다.

“10년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큰 부담이에요. 10년을 생각해봤을 때 제가 한 것에 비해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직도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고, 모르는 게 많아요. 시간을 생각했을 때 뭔가 하나를 해왔으니까,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하면 기본이 없더라고요. 연기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요. 개인적으로 연도 수를 따지고 싶진 않아요. 외면하고 싶고요. 얻은 것에 비해 스킬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임시완은 2017년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제70회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이어 2021년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공식 진출작으로 두 번이나 칸에 다녀왔다. 아이돌 출신 배우로 유일하게 경험을 한 것.

“칸을 처음 갔을 때 칸 영화제 문화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저를 바라보는 낯선 표정들도 기억이 나요. 제가 찍은 영화, 연기를 보고 나서 기립 박수를 쳐주면서 ‘너 되게 잘했다’는 칭찬의 눈빛으로 바뀌는 걸 보면서 그런 경험이 저에겐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이게 바로 내가 연기를 하는 목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 임시완의 목표는 무엇일까.

“여전히, 꾸준히 연기를 했으면 해요. 이 연기를 함에 있어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다시금 느끼고 있는 요즘이죠. 세계적으로 어디 가서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세계의 시장과 견주어도 못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죠.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 봤을 때 불특정 다수가 볼 때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이 달라지고, 욕심이 커졌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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