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배수 "'우영우', 회상하는 드라마되길" [인터뷰]

인터뷰 2022. 09.07(수)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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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배수
전배수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우영우 인사가 유행하고, 드라마 얘기를 하고…동시대를 살았던 친구들이 성년이 돼서 회상하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최근 종영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고 있다. 사회적 편견을 비틀었다는 점에서 호평받으며 넷플릭스 비영권 TV부문 1위,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극 중 우영우의 딸바보 아빠 우광호 역을 맡은 전배수는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ENA 채널이 뭔지 몰랐다. 대본이 재밌기는 했지만, 신생 채널에서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뜻밖이고 로또를 맞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청률 0%대에서 시작한 '우영우'가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막바지 촬영 중이던 당시 전배수는 "1, 2회 방영 후 촬영장에 가서 박은빈과 감독님한테 큰 절하고 왔다"며 "박은빈이 이 작품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 거 같아서 존경심도 들었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매 작품 내공 깊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전배수에게도 이번 역할은 쉽지 않았다. 자폐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담담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전배수는 "크게 어렵거나 하진 않았다. 초반에는 자폐를 가진 아이를 혼자 어떻게 키웠을지 상상하고 실제로 자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만나 보기도 했다. 피상적으로만 아는 거지 그분들의 심정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냐"면서도 "그런데 실제로 연기하면서 그 느낌들이 왔다. 박은빈이 감정 없이 한 톤으로만 하는데 나는 감정이 굉장히 요동쳤었다. 벽에 대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빈과 연기하면 톤이 잡히질 않았다. '이게 맞는 건가' 싶었는데 이런 게 우광호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부모님들에 비해서는 아니었지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박은빈과 연기하면서 느꼈다. 외로웠겠구나.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삶이었겠구나'를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더욱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다. 무엇보다 자폐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편견과 우려에 대해서도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책임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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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배수는 "감독님이 감정을 담담하게 연기했으면 하는 부분을 많이 주문했었다. 감정이라는 게 추상적이지 않나. 작가님이 굉장히 고민하고 대본을 쓰셨겠지만, 지문에 함몰돼서 연기를 단조롭게 하진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음악도 너무 좋고, 고래가 정말 큰 몫을 한 거 같다"며 "그동안 장애를 다루는 드라마들은 무겁고 진중하고, 삶 자체가 처절했던 거 같다. '우영우'는 그런 부분을 탈피해 시선이 일반적이어서 신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드라마가 화제에 오르고 하니까 더 책임감이 느껴지는 거 같다. 미디어가 주는 환상 때문에 '자폐=천재'로 가볍게 다뤄질까 염려가 됐다"고 털어놨다.

전배수는 박은빈과 KBS '오늘의 탐정' 이후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연차로 따지면 박은빈이 제일 선배다.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다. 처음에 '연모'를 끝내고 거의 바로 들어온 거라서 준비할 시간이 있었을까 염려했었는데 촬영장 왔을 때는 완전히 '우영우'가 돼서 왔더라. 대단한 친구 같다"면서 "주인공인 박은빈은 코로나에 걸려 작품이 촬영이 멈출까 봐 혼자 차에서 도시락을 먹고 했었다. 그렇게 16부작을 달려왔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늘의 탐정' 끝나고 언제 보냐며 기약 없이 헤어졌는데 이번에 봐서 너무 반가웠다. 처음 만나는 배우가 아니고 익숙해서 쉽게 접근했던 거 같다"고 전했다.

'다작 배우' 전배수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온조(박지후) 아빠 남소주를 비롯해 '쌈, 마이 웨이', '더킹: 영원의 군주' 등을 통해 '국민 아빠'로 떠올랐다. 실제로 딸을 두고 있는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딸 바보' 정서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그가 제일 기억에 남는 딸로 전여빈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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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홀아비 역할을 많이 했었다. 계속 아빠 역할을 했었는데 국민 아빠까지 갈 줄 몰랐다"며 "'글리치'에서 전여빈 배우의 아빠로 나왔었는데, 배우로서 고민이 많더라. 그래서 내가 전여빈에게 '내가 지금까지 아빠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 배우들이 다 핫했다. 내가 아빠라는 건 너가 핫다는 것'이라고 말을 했었다. 전여빈은 항상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밝혔다.

시청률 0%대에서 시작한 '우영우'는 최고 시청률 17.5%로 막을 내렸다. 전배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우영우'가 성공한 계기는 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가 복잡한 거 같다. 전쟁부터 경제 파탄 등으로 전 세계가 같은 심정으로 살고 있는 거 같다. '오징어게임'이 지금 이 시점에 나왔어도 똑같은 반응이 나왔을까 싶다"며 "우영우는 딱히 논란도 없고 경쾌하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도 않다. 그럼에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런 부분이 시대와 맞아떨어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배수는 "내가 어릴 때 '서울의 달'과 같은 어마어마한 드라마들이 많았다. 지금 초등학교, 중요학교 아이들이 '우영우'를 보고 자란다. 그 친구들이 20살쯤 되면 '우영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동시대를 살았던 아이들이 '옛날에 그런 드라마 있었잖아'라고 회상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인 그는 "시청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대본이 너무 좋았고, ENA에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생각 못했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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