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감·편견 깼다"…'소녀 리버스'로 본 가능성 [일문일답]

인터뷰 2023. 03.01(수)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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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정-조주연 PD
손수정-조주연 PD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생소할 거라 생각했다.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무조건 친숙하게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느꼈던 것처럼 사람들도 받아들 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

'소녀 리버스'는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정체를 완벽히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이며 최종 5명으 ㅣ데뷔 멤버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버추얼,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지만 관련 프로그램은 아직 시청자들에게 낯설기만 하다. 연출을 맡은 손수정 PD와 조주연 PD는 이러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여자 아이돌과 애니메이션 덕후 손수정 PD와 아이돌 덕질 문화에 빠삭한 조주연 PD가 만들어낸 1년 여간의 프로그램 제작 비하인드, 기획 의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하 '소녀 리버스' 손수정, 조주연 PD 일문일답.

◆ '소녀 리버스' 기획 의도 및 계기는?

손수정: '메타버스를 이용해야지' 하고 접근했다기 보다 한창 기획했을 때가 작년 3, 4월이었다. 당시 코로나로 소통이 어렵고 지쳐있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세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면서 놀던 서브 컬처가 많아졌을 때를 생각하며 접근했다.

또 제작진이 방송국 출신이다 보니 일하면서 만났던 아이돌 중 매력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데 현재 아이돌을 내세워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어졌고 OTT나 인터넷 방송으로 전환되던 시기여서 두 가지를 잘 접목해 잘 알려진 친구들 외에 매력있는 친구들과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만들게 됐다.

30인 소녀 모두가 나와 다른 매력을 만들어 내려고 했는데, 모두가 그동안 현실에서 하지 못한 것들을 전부 하고 갔다고 공통적으로 말하더라. 나라는 사람을 캐릭터로 바라봐 줬고 캐릭터화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도 선입견 없이 바라보게 됐다고 하는데 저희도 촬영이 진행되면서, 기존 예능보다 훨씬 많은 촬영을 했는데 자기가 만들어놨던 틀에서 벗어나서 사람대 사람으로 매력을 많이 보여준 거 같다. 방송이 매 회차 재밌었던 것들은 그 친구들 덕분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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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리버스' 제작 과정은?

조주연: 아이돌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떤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지 오랫동안 인터뷰 했었다. 원하는 캐릭터의 방향, 머리 스타일, 눈 색깔, 신장, 몸무게 등 디테일하게 잡아가면서 데이터를 축적해 하루에도 수십번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세심하게 만들어내려고 했다. 또 캐릭터와 공간을 제작하는 회사를 다르게 해서 작업을 분할하려고 했다. 서로가 만들고 싶어하던 세계를 구현하려고 했다. 아울러 결선 무대도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고자 했다. 다행히 머릿속에서 '이게 될까' 했던 것들도 잘 구현해주신 분들을 만났다. 소멸열차도 열차에서 아련한 이별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생각대로 잘 구현된 거 같다.

◆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상황. 처음 목표했던 지점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하는지.

손수정: 마지막 결선만 남았는데, 60%라고 하면 너무 겸손한 건가. 저희가 보여주고자 한건 90% 이상 달성한 거 같다. 하고 싶었던 것들, 시청자분들이 보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아이돌 친구들의 매력을 이렇게 괜찮은 친구들이 많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90%다. 조금 더 잘 되고 싶었던 마음에 60%라고 정리하고 싶다. 더 잘 알려지지 못한 것은 저희에게 남은 숙제인 거 같다.

◆ 생소하게 다가온 버추얼 오디션 프로그램, 진입 장벽에 대한 우려는 없었는지. 반대로 매력적으로 다가갈 거라고 생각한 부분은?

손수정: 생소할 거라 생각은 했다.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첫 출연부터 만들어나가고자 했을 때 중점적으로 생각을 했던 게 무조건 친숙하게 만들어보자고 했다. 제작진 중에서 2D 캐릭터에 거부감이있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느꼈던 거처럼 사람들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 그래도 진입장벽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캐릭터에 세계관, 서사를 부여하면서 빠져들 수 있게끔 해봤다. 취미, 좋아하는 음식 등은 무엇인지 잡아갈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쳤다.

◆ 앞으로 버추얼 캐릭터 관련 예능 콘텐츠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는지, 더 나은 방향으로 활성화 되기 위한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주연: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됐다. 100명에 육박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도 구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첫 촬영부터 느끼게 됐다. 신기하면서도 보람찬 순간들이 많았다. '소녀 리버스'를 보시고 버추얼 캐릭터에 관심이 가는 분들이 많아졌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 같다. 움직임이 가끔 튀는 부분들이 있는데 기계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그러면 훨씬 더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구성의 문제라기 보다 기계가 문제가 크지 않을까 싶다.

손수정: 고생이 무색할 만큼 기쁘고 벅찼던 것은 시청자분들이 반응해줬을 때다. 애니메이션을 한편 보는 거 같았다고 말해주셨다. 실제 사람이 주가 되는 콘텐츠가 아닌데 동일하게 보여주고 한 모습들을 보고 느끼고, 소녀들이 느낀 감정을 동기화돼서 시청자분들이 느꼈다는 것을 보며 '이 맛에 밤새서 고생하는구나'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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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X(출연자)를 섭외할 때의 기준은?

손수정: 많은 걸그룹들을 만났는데,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고 몰입을 잘 할 수 있는 친구였다. 얼마나 인기가 있고 예쁘고 이런 건 기준이 아니었다. 눈을 감고도 목소리를 들어봤는데, 가상 세계로 들어오면 어떤 모습이 그려지겠다는 상상을 하게 됐다. 성격이 비슷한 친구들 중에서 많이 겹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 '소녀 리버스' 프로그램의 MVP는 누구인가.

손수정: MVP를 꼽는다면 전부 다라고 할 정도로 사실 누구 한 명을 뽑기 어렵다. 그렇지만 굳이 뽑으라고 한다면 펭수를 뽑고 싶다. 펭수가 저희 프로그램이 예능이 처음이다. 정규 출연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랜드 오프닝부터 함께 해줬다. 소녀들이 편하게 자기 분위기를 드러낼 수 있던 게 펭수 덕분이라고 본다. 저희 왓쳐 중에 누구 하나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펭수가 없었다면 '소녀 리버스'의 정체성이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다.

◆ 아이돌 덕후 문화를 대할 때 어려움은 없었는지,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손수정: 저는 여자 아이돌, 애니메이션 매니아다. 조주연 PD도 음악을 좋아하고, 아이돌 덕질 문화에 빠삭하기도 하다. 어떻게 대중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였다. 성공 가능성은 화제가 되고 성공을 할 것이라는 것보다 사람들이 좋아할 거다, 무조건 좋아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만들면서도 재밌게 했었던 거 같다.

◆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K팝 팬들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냈는데 해외 반응이 이 정도로 올 거라고 예상하셨는지. 해외에서 재밌게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손수정: 해외까지 반응이 올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저희끼리만 즐기다가 끝났을 수도 있었지만, 회사에서도 예쁘게 잘 팔아주셔서 많은 반응을 얻게 됐다. 오히려 메타버스 2D 캐릭터는 해외분들이 더 익숙할거라 생각했다. 아이돌 문화도 덕질 문화고 2D 문화도 덕질의 문화이기 때문에 이걸 좋아하고 찾아볼 정도면 K-POP을 찾아보는 사람들이라 한국보다 진입장벽이 낮을거라 생각했다. 아이돌을 대상으로 해서 더 재밌게 봐주신게 아닐까?

조주연: 일반 서브컬처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를 보면 본체는 다 감춘채 캐릭터로만 승부를 하더라. 소녀X와 소녀V를 잘 어울리고, 방점을 찍으려고 노력했다 자기 소개 영상을 했을 때 다른 사람이 연기할 거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소녀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내 최애가 저렇게 열심히 한다면 생각하고 좋아해주셨던 거 같다. 소녀X가 슬퍼하는 장면에서 소녀V도 공감하는 잘 구현돼서 그런 거 같다.

◆ '캐릭터성'은 충분히 부각됐지만,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중요한 '무대'에 대한 주목도는 그보다는 조금 낮았던 것 같은데 제작진의 생각은 어떤지. 또 인상깊게 본 무대는 무엇인지.

손수정: 무대에 대한 주목도가 낮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캐릭터 서바이벌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데뷔한 30인의 가수들도 너무 잘 알고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잘 보려고 했다. 음악성도 있고 각자 개인무대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기술적인 한계가 조금 있는데 근육의 움직임까지 담아내기가 힘들었다. 실제 아이돌의 움직임을 못 따라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춤을 잘췄고 긴장했는지 보다 캐릭터로 어떻게 잘 나아가는지를 중점이 됐던 거 같다. 매 순간 악조건 속에서도 해준 소녀들이 다 기억에 남는데 패자부활전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소녀들을 서로 절대 못 만나게 했다. 제작진이 두 배로 힘들었던 것도 이거였다. 현실세계와 경계가 무너지면 메타버스 세계로 왔을 때 힘들 거 같았다. 패자부활전은 각자의 부스에서 서로 만나지도 못하고 연습했는데 완벽한 합을 보여줬다. 너무 잘한다고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 자체 콘텐츠 제작 계획이나 남성 아이돌이 모인 시즌2 제작 계획은?

손수정: 데뷔 그룹 이후는 여러가지로 만들만 한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말씀 드리기 어렵다. 끝까지 데뷔조 5명을 데리고 하고 싶은 것은 신곡 발표다. 본체 정체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모이기 힘든 친구들 5명의 그룹이 꾸려진 것도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5월초 목표로 신곡 발매를 하려고 한다. 최종화 끝에 발표를 드릴 예정이다. 시즌 2도 남성 아이돌 계획은 없지만,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최종 5인의 정체 공개 여부는?

손수정: 최종 5인의 이름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더 많은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개된 후에는 약간의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최종 5인은 또 다른 활동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완전히 버추얼 아바타로서 시작했다면 아이돌 섭외가 없었을 거 같다. 일반인 대상으로 해도 충분했을 거 같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집중하고 싶었던 기획 의도 중 하나는 끼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분들이 조명되기를 바랐다. 정체가 공개된 후에도 앞으로의 아이돌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했다.5인 데뷔조 최종으로 발탁되기까지 한 회를 남겨놓고 있는데 '소녀 리버스'를 만들면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무너지기도 했다.향후 소녀들에게도 조명이 갈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부탁드리겠다.

조주연: 케이팝 아이돌이 이래서 인기가 많구나, 해외에서도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구나를 알게 됐다. 데뷔가 공개가 되는데 향후 활동도 기대해달라.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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