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동건의 또 다른 시작점 '셀러브리티'[인터뷰]

인터뷰 2023. 07.19(수)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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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이동건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셀러브리티'는 앞으로 제가 가야 될 길에 또 다른 시작점이 될 것 같아요."

배우 이동건(43)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공백기를 끝내고 다시 대중 앞에 선 그다.

최근 이동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

이동건은 ‘셀러브리티’에서 돈과 권력을 다 쥐고 있는 법무법인 태강의 오너이자 윤시현(이청아)의 남편인 변호사 진태전 역을 연기했다. 진태전은 젠틀하고 관대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사람들을 ‘급'으로 나눠 대하는 무소불위 성격의 인물이다.

데뷔 후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악역을 맡게 된 이동건은 "이제는 저에 대한 이미지를 개척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금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빌런이라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더셀럽 포토


이동건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서아리(박규영)를 위협하며 위압감을 조성해 주변을 압도했고, 극한의 상황까지 몰리자 살기 가득한 눈빛을 띤 채 분노를 터트려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악역만의 재미를 느꼈다는 이동건. 그는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있더라. 평소에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됐다. 몰랐던 감정을 내뿜을 때 엄청난 쾌감이 있었다. 외모만 보면 부드럽고 착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예전에는 그런 외모가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단점이 오히려 좋은 반전이 됐고, 장점이 됐다. '이런 얼굴이라 이런 악역을 했을 때 더 섬뜩하다'라는 반응을 보이더라.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악역 연기를 해보고 싶다. 끝까지 가보고 싶다. '빌런=이동건'이 나올 정도로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욕망을 드러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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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전체적으로 여성 중심 서사였던 만큼 분량이나 비중은 예상보다는 적었던 편이었다. 아쉬운 점은 없을까.

"초반에는 보시는 분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언제부터 그렇더라. 이 작품에서 얼마만큼 나오느냐 보다 얼마나 영향력이 있냐가 더 중요하더라. 그런 면에서는 좋았다. 보여줄 때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 오히려 좋았다. (아무래도 분량이 적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는 조금 좋았던 점도 있다(웃음)."

'셀러브리티'는 SNS 세계의 명과 암을 그린 작품. 실제로 SNS를 전혀 하지 않는 이동건에게 이 작품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는 "제안이 처음 들어왔을 때 오히려 제가 SNS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접근하기 쉬웠던 면도 있다. 역할도 인플루언서나 셀럽과는 거리가 먼 인물 아니냐. 저와 닮았다. 만약 인플루언서 역할이었다면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거부감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SNS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이동건은 "SNS를 하게 되면 파급력이 어마어마하지 않나. 그걸 짊어질 자신이 없다. 그래서 이때까지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다. 이번 작품을 한 후에 언제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심사숙고한 후에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하게 된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김철규 감독과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은 디렉션이 많지 않기로 유명하신 분이다. 칭찬도 비평도 잘 안 하신다. 그러다 보면 가끔 배우들은 촬영 기간 중간에 '멘붕'에 빠진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나?' 그런 생각이 든다. 스스로 의구심이 든다. 저 역시 심각하게 그런 순간이 오기도 했다. 그럴 순간에 감독님이 '툭' 쳐주신다. 그런데 그 터치가 너무 섬세하기 때문에 엄청난 효과가 있더라.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경청하게 하는 힘을 가지신 분이고,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계신다"라고 김 감독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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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동건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올해로 어느덧 데뷔 24년 차 된 그에게 연기는 삶의 원동력이자 삶 그 자체다.

"연기는 저에게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19살 때부터 이 일을 해왔다. 운명적으로 하게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은 그때와 여전하다. 조금 더 잘하고 싶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고 욕심이 끊임없이 생긴다."

20대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40대 배우가 된 그는 "(인생작인) '파리의 연인'은 제 인생에 왔던 큰 행운이다. 그런 행운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지만 앞으로의 여정 안에서 만약 그런 행운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너무 감사한 작품들을 많이 만났다. 재능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제 모습이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지 잘 모르겠다. '색깔이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중요하다'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이제는 저만의 색깔을 꼭 찾아야 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직까지 이런 색깔을 가진 배우라고 정의하기는 힘들다. 아직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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