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무빙' 희수와의 운명적 만남[인터뷰]

인터뷰 2023. 08.31(목)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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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
고윤정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원래는 오디션 현장에서 대본을 받고서 즉석으로 리딩하는 것을 어려워해요. 아무래도 대사가 입에 익숙하지 않고, 캐릭터의 전사나 설정을 모르다 보니 쉽지 않죠. 그런데 희수는 성격도, 말투도 너무 비슷해서 편안하게 읽혔어요. 그 정도로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배우 고윤정은 '무빙' 속 희수와 정말 닮았다. 털털한 성격, 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던 희수는 고윤정 그 자체였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로,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공개 전부터 '무빙'은 한효주, 조인성, 류승룡,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등 쟁쟁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으로 한국 디즈니+ 역대 서비스작 중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달성, 플릭스 패트롤 기준 디즈니+ TV쇼 부문 5개국 1위 등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대해 고윤정은 "좋은 배우분들도 많이 나오고, 좋은 제작진들이 함께 해서 사실 저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특히 강풀 작가님이 워낙 유명하셔서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려한 라인업의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한 것에 대해 "캐스팅 소식만 들었을 때도 너무 설렜다. 아쉽게도 신이 안 겹치는 경우가 있어서 모든 선배님들을 다 현장에서 뵙지는 못했다"며 "선배님들이 뭔가를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으셔도 준비하고 임하는 자세부터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허투루 지나가는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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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은 장주원(류승룡)의 딸이자, 주원의 능력을 물려받아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진 고3 체대 입시생 장희수 역을 맡았다.

특히 고윤정의 캐스팅 과정에는 강풀 작가의 의견이 컸다고. 고윤정은 "나중에 강풀 작가님께서 저의 말투와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아마 체대 입시생 이미지에 어울리는 목소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며 "원작에서 만든 희수라는 캐릭터와 제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만큼 고윤정도 희수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감정 표현에 더디고, 씩씩한 모습이 저를 닮았다. 그리고 저도 낯 간지러운 말을 잘 못한다"며 "실제로도 입시를 오래 준비한 편이라 한 목표를 보고 오래 달려왔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희수의 체대 입시도 잘 이해됐다"고 설명했다.

고윤정은 김도훈, 이정하와 함께 극 중 캐릭터의 이름에서 딴 '봉희강' 조합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 중에서 봉석(이정하)은 우연한 계기로 희수와 빨리 가까워지지만, 강훈(김도훈)은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희수와 봉석의 관계에 대해 고윤정은 "서로의 처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처음 사귄 친구, 처음 비밀을 털어놓은 사이, 어떻게 보면 첫사랑일 수도 있다. 둘의 관계를 사랑, 멜로로만 정의하기엔 공통점도 많고 서로 비슷하게 아픈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훈에 대해서는 "강훈이는 희수가 전학을 온다고 했을 때, '나랑 같은 돌연변이 친구가 생기겠구나'하고 기대했을 거다. 그런데 강훈이와 희수는 친해질 계기, 타이밍이 없었다고 생각된다. 강훈이는 비밀을 서로 나누지 못해서 외로운 것 같다. 봉석이랑 희수처럼 서로 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필요한 캐릭터"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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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윤정이 진흙탕 속에서 17:1로 싸우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가 10월 말 정도였다. 몸에 발려 있는 진흙들이 자꾸 말라서 하얘지는 바람에 계속 물을 뿌려서 추웠던 기억이 난다"며 "촬영 현장이 진흙 바닥이라서 합을 맞춰놨어도 누가 미끄러지거나 구르는 변수가 있었다. 그때마다 액션 팀에서 조금씩 변형해서 오히려 더 완성도 있고 리얼하게 잘 나왔다.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너무 잘 나온 신이어서 좋았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부녀 관계로 등장하는 류승룡과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고윤정은 "워낙 유명하시고,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곽선영 선배님, 류승룡 선배님, 저 이렇게 셋이서 만나는 자리였는데 꽃다발을 준비해오셨다. 그때를 계기로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긴장도 풀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류승룡 선배님이 장난기가 정말 많으시다. 현장 분위기가 가끔 예민하고 딱딱할 때면 선배님이 먼저 분위기를 띄우시고, 저한테도 먼저 말도 걸어주셨다. 선배님과 다음 신을 먼저 맞춰보고 싶어도 선뜻 입이 안 떨어질 때가 있는데, 먼저 오셔서 맞춰보자고 해주실 때가 많았다. 촬영하는 내내 정말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무빙'은 지난 30일까지 총 13화가 공개됐다. 1~7화에서는 봉석, 희수, 강훈의 현재 이야기가, 8화부터 13화까지 비밀 요원으로 활약했던 장주원, 이미현(한효주), 김두식(조인성)의 과거 이야기를 그려냈다. 후반부에는 현재로 돌아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등장할 예정이다.

고윤정은 "초반에는 캐릭터를 소개한 후에 셋이 어떻게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가는지 위주로 이야기가 나왔다. 후반부에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배우들도 등장한다. 정원고 근처가 아닌 다른 지역, 나라에서 오는 캐릭터들도 나오면서 공간이나 액션의 스케일이 모두 커진다. 화려한 액션을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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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은 '대학내일' 표지 모델로 얼굴을 알리면서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2019년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시작으로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로스쿨', '환혼' 등을 통해 쉼 없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연기 전공이 아니었기에 느꼈던 부담감도 있지만, 오히려 지금은 그 사실이 강점이 됐다며 "전공자가 아니니까 '내가 여기서 가장 못하겠지'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 마음을 비우기 시작하니까 가르침을 받을 때도 흡수가 빠른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에 대해서 "오디션에서 제 성격과 다른 캐릭터를 받으면 어색하니까 목소리가 계속 떨리더라. 그래서 '조금 더 높은 톤의 미성으로 대사를 말하면 캐릭터가 더 이쁠 것 같다', '내가 해서 이 캐릭터가 못 사는 건가' 싶은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목소리가 장점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를 계속 궁금해하면 좋겠어요. 제가 류승범 선배님을 보고 싶어 했던 것처럼, 나중에 후배들이 촬영장에 놀러 와서 구경하고 싶을 만큼 멋진 선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MA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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