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김용훈 감독 "인간의 이중성, 모미 통해서 이해되길"[인터뷰]

인터뷰 2023. 09.01(금)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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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감독
김용훈 감독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김용훈 감독이 외모지상주의를 큰 줄기로 다루면서 그 안에 속한 다양한 혐오와 시선, 이해 등 우리 사회 속 저변에 깔린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끄집어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지난달 18일 공개 직후 뜨거운 화제를 모은 ‘마스크걸’은 누적 조회수 740만 뷰를 기록하며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가하면 전 세계 72개국 TOP 10 리스트에도 진입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기대 이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된 김용훈 감독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봐주는 것에 대해서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라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일상적이지 않고, 누군가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소재와 작품이 주목을 받은 점에도 깊은 감동을 느꼈다.

김 감독은 “모두가 공감할만한 캐릭터가 아닐 수 있는 인물들이라 이입해서 보기 어려울 수 있지 않나. 보통 대중들은 선과 악이 뚜렷한 걸 선호하는데 그 경계선에 있는 인물들이라 극 안에서 불편한 부분들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져준 것에 큰 감사를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마스크걸’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매미·희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에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원작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다만 김용훈 감독의 손길이 닿아 완성된 ‘마스크걸’은 원작과는 차이가 있는 시선과 전개로 색다른 묘미를 자아냈다.

김용훈 감독은 “저도 원작을 재밌게 봤고 존중하는 부분인데 원작을 어쨌든 드라마 화시킨다고 했을 때 창작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창작자로서는 드라마 시리즈가 2차 창작물로서 보여지길 바라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은 어쨌든 비교되는 건 숙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원작 팬들이 말하길 크게 바뀐 건 모미가 원작과 다르게 순화된 거라 생각하는데 저도 원작 웹툰에서는 모미가 극강의 행동들을 어디까지 가냐. 이걸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고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실사화가 됐을 때도 이 인물을 어떻게 계속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모미에게 완전히 이입시킬 순 없지만 좀 더 따라갈 수 있게끔 만드는 선택 중 하나였고 모미가 저는 마지막에 원작과 다르게 편안한 엔딩이었으면 좋겠어서 그게 제가 바라보는 시선인 것 같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드라마적으로 새롭게 각색되면서 ‘마스크걸’은 원작에서 나타난 모미의 기행과 폭주는 한결 정리됐다. 대신에 모미가 만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면서 각기 다른 현실에서 비춰진 인간성을 다각도로 표현했다. 김 감독은 “원작은 모미의 시점으로만 이루어진 연대기적인 이야긴데 드라마에서는 다중 시점이지 않나. 여러 인물로 구성된 이야긴데 원작은 표면적으로 외모지상주의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저변에 있는 건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다루는 이야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김 감독은 ‘마스크걸’이 모두가 공감하고 계속해서 회자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 그는 “보편적인 이야기라 생각했다. 시대가 지나도 이어지는 이야기. 과거에는 더 문제화가 됐지만 현재는 조금 나아지는 부분이 있어서 동시대적으로 큰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시대가 지나서도 본질적인 이야기를 볼 때 인간의 양면성과 이중성을 두었을 때 멀티플롯의 구조, 선과 악 그런 개념들이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아름다움이 상대적인 거지 않나.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 달라지기 때문에 이 작품과도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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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에서는 각각의 크고 작은 사건을 마주하며 극으로 치닫는 캐릭터들을 다룬 만큼,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변신과 열연도 화려했다. 이에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내던진 이들의 노고에도 김 감독은 아낌없는 감사를 드러냈다.

그는 “(배우들에게) 너무나 큰 변신이라 예상했고 가장 크게 조명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강력한 캐릭터들이고 외향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들을 주는 표현이 많아서 배우들이 도전하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의 도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쉽게 들어가기 힘든 작품이었고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마스크걸’은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을 빌려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간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을 캐릭터의 이름으로 붙여, 각각의 캐릭터들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택했다. 김 감독은 ‘마스크걸’이 서로 흩어져있는 듯 보이지만 하나씩 맞춰지는 퍼즐조각 같은 느낌으로 보여지길 바랐다.

그는 “그동안의 익숙한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방식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은 새롭게 느껴질 수 있고 이런 방식이 오히려 따라가지 못하는 방식이라 느낄 수 있다. 저는 처음에 이 대본을 다 쓰고 나서 콜라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이야기들이 누구는 앞부분이 좋고 누구는 뒷부분이 좋다고 하고 취향이 다 다를 수 있다”라며 “각기 다 떨어져있지만 합쳐놓으면 하나의 이야기, 그림처럼 보이는 느낌인데 그런 취향이 에피소드마다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물어보면 재밌게 봤다는 에피소드가 다 다르더라. 그런 반응들이 오히려 재밌었다”라고 밝혔다.

캐스팅 부분에서도 ‘마스크걸’은 신선한 시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위험과 모험을 무릅쓰고 김 감독이 3인 1역이라는 파격 캐스팅을 고집한 이유는 배우들마다의 서로 다른 연기색이 오히려 장점으로 발휘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명이면서 각자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고 싶었다. 각 사건마다 큰 과정들에 지난 인물들이기 때문에 배우들한테도 보통 그 앞선 배우들의 연기를 보여주는데 그걸 보여주지 않았다. 각자 살인을 저지르고 난 모미와 그 이후의 모미는 완전 다른 모습일 거라 생각했고 교도소에서 십몇 년이 지난 뒤에 모미는 또 다를 거라 생각했다. 앞서 있는 모미의 모습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어서 3인 1역 콘셉트를 결정하기도 했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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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모미를 찾아야했기에 김 감독은 어느 때보다 캐스팅 과정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캐스팅 작업은) 동시에 진행했다. 일단 모미가 키가 컸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캐스팅 진행과정은 순서대로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동시에 갈 때도 많다. 누굴 줬는데 답이 안 오면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까 다른 배우도 하다가 조각을 맞춰가서 이한별 배우가 제일 먼저 해볼 수 있지 않을까가 됐고 분장 테스트도 진행하다가 그 사이에 나나 배우가 모미에 적합할 것 같아서 캐스팅을 진행했고 고현정 배우한테도 제안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맞춰갔다”라고 설명했다.

‘마스크걸’은 고현정의 2년 만에 복귀작이자 장르물 도전작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러브콜에 가장 빠르게 응답했다는 고현정에 대해 김 감독은 “마지막 모미를 생각했을 때 존재감만으로도 묵직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초연하고 피부도 갈라지고 그런 표현들을 했을 때 가장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일까 했을 때 고현정 선배님이 떠올랐다”라며 “‘과연 해주실까’, 장르물에 1역 3인의 콘셉트 변신, 배우로서 도전을 생각했을 때 걱정하면서도 제안했는데 너무나 빠르게 답을 해주셨고 누구보다도 이 1인 3역을 좋아하셨다. 더 과감한 변신을 하고 싶어 하셔서 배우로서 보여지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고 그런 부분에서 존경심이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김용훈 감독의 고현정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투혼에도 감탄을 표했다. 그는 “첫 만남 때부터 너무 좋았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현장에서 저도 굉장히 놀랐다. 앞서 말했지만 배우로서 보여지고 싶어하고 배우로서 도전과 그동안 해왔던 어떤 본인의 관습에서 계속 벗어나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 똑같은 모습, 연기에서 탈피해서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열망을 느꼈고 그 열망에서 이 작품이 모미가 달라보일 수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액션신들도 대부분 고현정이 직접 소화했다고. 김 감독은 “현장에서는 얼굴에 피 묻히고 흙과 아스팔트에 얼굴대고 벽에 부딪히는 것도 다 직접 하셨고 ‘저렇게 넘어지다 다치는 거 아냐’ 할 정도로 과감하게 해주셔서 연출자 입장에선 너무 감사했다. 고현정 배우 하면 피부미인이나 고정관념이 있는데 피칠갑하고 흙 분장한 상태로 지우지 않고 식사도 하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너무나 감사함을 많이 느낀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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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의 시작을 열어준 신예 배우 이한별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바. 우연한 기회로 캐스팅이 된 이한별을 김 감독은 운명적인 만남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서로가 운명적으로 만났다. 시나리오 쓸 때 떠오르는 배우가 없더라. 매니지먼트에선 찾을 수 없으니 에이전시까지 펼쳐서 폭넓게 캐스팅을 진행했다. 어느 날 모델 에이전시에서 나오던 찰나에 문 앞에 프로필을 접수하는 모니터 화면에 이한별 배우 프로필이 떠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한별 배우는 연기에 대한 열망은 너무 컸는데 마지막으로 배우 활동을 해보려고 빵집에서 알바하면서 마지막 도전으로 모델 에이전시에 프로필을 냈던 거다. 그렇게 해서 프로필이 전달이 됐고 강렬한 느낌을 받아서 만나봤는데 굉장히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나 지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모미는 인간적인 매력도 있어야한다 생각해서 그 느낌을 계속 갖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한별은 극 초반을 긴장감 있게 끌어가며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놀라움을 자아낸 바. 김 감독 또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이한별에 흡족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신인배우가 1, 2부를 끌어가야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에 걱정하기도 했고 불안했다. 그래서 대본 리딩을 하고 이런 느낌이면 좋겠다는 정도로 이야기를 했는데 두말할 게 없더라”라며 “완벽하게 그 대본에서 신에서 분석한 느낌이 들어서 그 뒤로 마음이 놓였고 현장에서 이 배우는 배우의 재능을 타고 났구나 느낄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대본을 해석하는 능력도 있는데 동물적인 감각도 있어서 어떻게 이런 배우를 만났을까.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웃어보였다.

모미가 가수를 꿈꾸었던 만큼, ‘마스크걸’에서는 춤추는 장면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이에 해당 장면에는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 솔로 가수들의 대표곡이 삽입돼 흥을 돋웠다. 많은 디바들의 곡들 가운데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과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차용한 이유에도 김 감독은 많은 의미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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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감독은 “대표성을 띄는 가수. 1980년대 그 연도에 적합한 여성 보컬로서 가장 대표성을 띄는 우리 국민들이라면 다 알 수 있었으면 했다. 처음에는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리듬 속의 그 춤을’ 그 두 개로 고민을 했는데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너무 직접적인 것 같아서 ‘리듬 속의 그 춤을’ 선택했다. 곡에서 무아지경에 빠지는 구간이 있는데 김완선 가수의 영상을 당시에 봤는데 너무 멋있더라. 음악도 지금 들어도 너무 세련됐고 30년 전에 너무 반해서 무조건 해야겠다고 했다. ‘토요일 밤에’는 약간 가벼우면서 템포가 빠르면서 그 안에 슬픔이 느껴지는 곡이다. 가사는 슬픈데 리듬은 빠른 그 느낌이 모미의 정서와 담겨있는 것 같았다”라고 언급했다.

‘마스크걸’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로 김 감독은 “결국 인간의 이중성은 저변에 깔려있고 큰 틀을 봤을 때 모미의 이야기지만 가장 혐오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마스크걸 자체의 이야기 안에는 자기로 인해서 혐오적인 시선을 받게 된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자기의 엄마를 가장 원망하는 사람이었고 그 두 사람이 마지막에 화해하고 이해하는 거다. 그런 혐오적인 문제들을 이야기 관점, 시점의 변화로 인해서 조금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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