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모의 테마토크] 이종석-박신혜 열애설과 리플리 신드롬

칼럼 2015. 07.01(수)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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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르네 클르망이 감독하고 알랑 들롱을 세계 여성들의 우상으로 만든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1960년 공개됐을 때 수많은 관객들은 들롱의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재미있는 영화의 내용과 완성도에 열광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정확하게 40년 뒤 앤써니 밍겔라가 메가폰을 잡고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은 리메이크 작 ‘리플리’가 개봉돼 원작에 근접하는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리플리 신드롬은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그리고 낮에는 호텔 보이로 사는 가난한 청년 리플리(맷 데이먼)는 성공을 꿈꾸지만 임상수 감독의 영화 속 대사처럼 ‘부자는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 타고나기에’ 그의 인생역전의 꿈은 요원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화려한 파티장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 선박 부호 그린리프(제임스 레본)의 눈에 든다. 그린리프는 리플리에게 망나니 아들 디키(주드 로)를 이탈리아에서 데려오라는 부탁을 하고, 리플리는 사전에 디키의 정보를 속속들이 알아낸 뒤 그에게 접근한다.

디키는 자신의 프린스턴 대학 동창이라는 리플리를 쉽사리 믿고 자신의 연인 마지(기네스 팰트로우)까지 소개할 정도로 마음을 연다. 그들과의 화려한 삶에 도취된 리플리는 그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디키를 죽인 뒤 그로 위장해 살아가면서 서서히 자신이 리플리가 아닌 디키라는 착각에 빠진다.

박신혜와 이종석의 열애설이 한 매체에 의해 제기됐다. 지난 1월 종영된 SBS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뒤 각각 경쟁 방송사의 수습기자로 들어가 사회부 ‘사쓰마와리’로 뛰면서 사랑을 쌓아가는 남녀 주인공을 연기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져 사귄 지 4개월이 됐다고 한다. 소속사 측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인 혹은 부부로 발전한 커플이 숱하게 많으므로 두 사람의 열애설에 눈길이 가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일부 팬들은 ‘두 사람이 잘 어울리니 이 기회에 사귀어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을 통해 알게 된 이후 오랜 시간 뒤 연인사이가 됐다 헤어진 김혜수 유해진 커플은 예외지만 대부분의 배우 커플은 한 작품에서 연인 혹은 부부 사이로 호흡을 맞추다가 그게 현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사례는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세계적인 커플로 손꼽히는 ‘브란젤리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부터 ‘한국의 브란젤리나’로 불리는 장동건 고소영 역시 그렇다.

‘리플리’의 리플리는 리플리 증후군을 나쁜 쪽으로 가져가지만 현실 속 리플리 증후군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사람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측면으로 몰아가면 선천적으로 착한 사람일지라도 악인이 된다는 스티그마 효과나, 가짜 약을 환자에게 주면서 특효약이라고 속여도 환자의 믿음이 강하면 거짓말처럼 치유된다는 플라시보 효과를 보면 사람의 마음가짐이 갖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피그마리온이라는 왕이 나온다. 그는 한 미모의 여신상을 만든 뒤 그에 푹 빠져 진짜 여자와 사랑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이 여신상을 진짜 여자로 만들어줘 피그마리온을 행복하게 해줬다는 데서 피그마리온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일수록 작품에 출연하면 그 캐릭터에 푹 빠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강할수록 촬영이 끝나고 난 뒤에도 현실과 가상의 인물 사이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연기의 달인 최민식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악마와 다름없는 지독하게 잔인한 살인마를 연기한 뒤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져 괴로움에 몸부림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건 영화 ‘살인의뢰’에서 잔혹무도한 살인마를 연기했던 박성웅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라마나 영화 속 연인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똑같다. 캐릭터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내고 작품의 흐름 속에 잘 녹아들어가기 위해선 상대 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진짜 사랑한다는 착각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게 훌륭한 배우다. 그런데 최민식이나 박성웅의 예에서 보듯 작품이 끝났다고 금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은 작품의 몰입도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박신혜와 이종석이 실제 사랑에 빠질 개연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최달포(이종석)와 최인하(박신혜)는 각각 어린 시절 큰 상처를 입은 후 그 트라우마와 싸우는 가운데 서로를 위무하면서 성장한 젊은이들이다.

달포는 초등학생 시절 한 방송국의 잘나가는 기자인 인하의 엄마 송차옥(진경)이 앞장서고 다른 언론이 따라온 왜곡보도에 의해 죽은 아버지의 명예가 훼손됨으로써 큰 정신적 외상을 입고 외톨이가 된다. 그리고 어머니마저 자살로 잃은 뒤 인하의 집에 입양돼 성장한다.

처음엔 인하에게 마음을 안 열던 그는 사춘기가 되면서 미모가 꽃피기 시작한 인하를 좋아하게 되지만 족보상 삼촌과 조카 사이라 연정을 가슴 한 구석에 꼭꼭 숨겨놓고 산다.

인하는 잘 나가던 은행원이던 아버지가 해고당한 뒤 엄마와 이혼까지 하자 아버지와 함께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자란다. 그녀는 왜 부모가 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엄마가 서운하면서도 그리워 쉼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나란히 방송사에 기자로 입사한 달포와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어느덧 사랑의 감정을 쌓게 된다.

그들은 외롭다. 인하에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있지만 자꾸 자신을 멀리하는 엄마가 가슴 한 가운데 큰 구멍을 만들었다. 달포는 어렸을 때 헤어진 형과 재회하지만 형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사람을 죽인 뒤 감옥에 갔기에 여전히 천애고아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기자로서의 삶은 고독하고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다.

한 작품에 출연하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감만으로도 사랑의 감정을 키울 수 있는 매력의 소유자가 이종석이고 박신혜다. 그런데 2달 넘게 연인 사이로 거의 매일 지근거리에서 살아왔다. 촬영 중 키스도 빈번하게 했다. 그들의 열애설이 사실이건 아니건 리플리 효과가 발생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그런 아름다운 두 사람의 열애설은 그들의 열성팬도 미소 짓게 만든다. 왜냐면 이종석을 사랑하는 소녀도, 박신혜라는 환상에 빠진 남성들도 어차피 그들과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할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을 알기에, 기왕이면 그들이 범접할 수 없는 멋있는 남자나 아름다운 여성과 맺어지길 바랄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종석이나 박신혜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이상형이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박신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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